저는 꽃 중에서 장미를 유난히 좋아합니다. 여러분은 안개 냄새를 아시나요? 물가에 피어오르는 물안개와는 다르게, 여름밤의 안개냄새는 또 다른 느낌을 줍니다. 자욱하게 안개가 드리운 어느 여름밤, 아기엉덩이처럼 뽀송하게 돋아나 있는 싱그러운 잔디냄새와 섞여 은은하고 강열하게 풍겨오는 장미꽃 내음은 천상의 꽃냄새가 이럴까 싶었습니다. 여름밤의 안개와 푸릇한 잔디와 장미의 향기가 한데 어우러져 한순간 내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다시는 그와 같은 향기를 맡을 수는 없었지만, 오랜 시간, 몇 년을 기도생활을 병행하며 살아가다 한 번씩 코끝을 스치는 알 수 없는 묘한 향기를 맡았습니다. 뭐라고 표현할 수 없는 은은한 그 꽃향기는 어디에서도 맡아보지 못한 향긋한 냄새라고 해야 할까요. 이런 말이 있습니다. 천신이 자..